"고독해 보이고 싶은 10대랑은 다르니까, 난 이제 혼자이고 싶지는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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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은 평소의 시후미였다. 옷은 구겨지고 화장도 지워진 그대로였지만, 그 모습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시후미였다. 아름답고, 침착하기 그지없는, 그리고 어른스러워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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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은 평소의 시후미였다. 옷은 구겨지고 화장도 지워진 그대로였지만, 그 모습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시후미였다. 아름답고, 침착하기 그지없는, 그리고 어른스러워 보이는.
'반짝반짝 빛나는' 을 유타나시아의 게시판에서 처음 읽고, 무어라 설명하기조차 힘든 괘씸함에 갑갑증이 치받쳤던 4년 전의 기억을 꽤나 생생히 되새기게 했다. 녹차가루처럼 섬세하게 가라앉은 문장에다 등장인물들에게 후광처럼 깔려있는 나른한 여유로움이 꽤나 호사스러운 기분의 독서를 맛보게 해 주는 건 사실이지만, 끝맛이 나빠도 너무 나쁘다.
뭐, 말하자면 그들은 매우 영리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세상의 일상적인 도덕 기준은 그들에게 별다른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자신의 견고한 일상을 무너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라면 비교적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것에 탐닉할 수 있다. 지나친 몰입이 일상을 망가뜨리는 첩경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고 있으므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법도 충분히 익혔다. 여유로운 일상과 달콤한 일탈을 솜씨좋게 양립시키고 있달까.
사실은, 그래서 그들의 삶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바로 그 점이 짜증스러운 것이다. 그들은 하나도 행복하지 않으니까. 당연하다. 자신의 삶에 성실하지 않은 인간이 어떻게 행복할 수가 있겠어. 그들은 사회적 본분의 일상에도, 개인적 욕망의 일탈에도 성의가 없는데. 일상에 충실하기에는 욕망이 많고, 그렇다고 욕망에 충실하기에는 겁이 많지. 마찬가지의 이야기다. 갖고 있는 건 잃고 싶지 않고, 그렇지만 손에 없는 것은 갖고 싶다는 이기심. 자기 말고는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다보니 이제는 사랑하는 방법 자체를 잊어버려 자기조차 사랑할 수 없게 된 인간들.
이 작가의 등장인물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렇다. 부디 그것이 소설 안의 인물들로 머물렀으면 좋겠다. 일본의 젊은 세대가 실제로 저것이 아름답고 침착하며 어른스러운 것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는 건 제발 아니었으면 한다. 그건 정말 무서운 일이다. 그들에게 대동아와 재무장과 신군국주의가 대체 무슨 상관이겠어. 하늘 위로 전투기가 날더라도 그들은 여전히 샴페인 잔을 부딪히고 있을 텐데. '이깟 세상 망해 버리라지' 라고 중얼거리면서.
... 일본만의 얘기도 아니지. 항상 그렇듯이. (한숨)
